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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엔드 부트캠프 1개월차 회고 (w/코드스테이츠)
    회고 2022. 5. 23. 16:32

    백엔드 부트캠프 1개월차 회고 (w/코드스테이츠)

    한 달이란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이 글 제목이 1개월차 회고라는게 너무 놀라운데요. 그만큼 짧은 시간 많은 경험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 달간 체험하며 좋았던 점, 느꼈던 감정, 마음가짐, 생각들을 고스란히 옮겨보려고 합니다.
    무엇 무엇을 했다를 나열하기 보다는(그런건 이전 회고나 TIL에 이미 많이 써놔서), 그냥 느낀점들을 의식의 흐름대로 흘려보낼 것 같아요.
    따로 양식이 없어서 좀 횡설수설한다고 느끼실지도 모르지만 최대한 솔직하게 적으려 노력했나보다 하고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트캠프에 지원하면서


    적지 않은 나이에 비전공자 개발자 지망생으로 코드스테이츠 백엔드 부트캠프 과정을 지원했습니다.
    근데 솔직히 말해서, 코드스테이츠란 기관에 특별한 기대감을 가져서 여기 지원한 건 아니었어요. 왜냐면 코드스테이츠에 대해 전혀 몰랐거든요. 그냥 코딩 교육하는 기관이란 것 정도? 그래서 지원서를 작성할 때에도 솔직히 썼었어요.


    뭐 이런 거만한 지원자가 있는지 ㅋㅋㅋ. 솔직히 지금 보면 좀 어그로였던 것 같습니다. ㅋㅋㅋ 저 문장에는 앞뒤 문맥이 있으니까요.
    저때나 지금이나 제가 나름대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습니다. 좋은 학습 환경이 주어지는 것 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본인이 얼마나 습득할 마음이 있냐 / 본인이 얼마나 소화할 수 있냐라고 생각해요(안 중요하다는 것 아님, 당연히 일정 수준 이상의 환경이 필요합니다).

    좀 딴 얘기지만, 특수부대원이 산 속에 떨어지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게 본인 위치와 방향이라고 합니다. 둘 중 하나라도 모르면 아무리 열심히 행군한다고 해도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해요. 열심히 갔지만 애먼 곳에 도착하는거죠.

    갑자기 개발자가 되겠다고 뛰어든 학생도 비슷한 입장이라고 생각해요. 자기 수준을 파악해야 하고, 열심히 나아가야 합니다. 근데 저도 그렇고, 누구에게나 사실상 어려운 점이 하나 있어요. 바로 옳은 방향을 잡는 것─여기서는 옳은 교육 방향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 상태에서 학습방향을 올바르게 잡는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니까요.
    옳은 교육 방향이란 건 커리큘럼이 될 수도 있고, 앞으로 개발자로서 지녀야 할 지침이 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중 무엇이 되었든, 교육기관에서 잘못된 방향을 제시받는다면? 열심히 하면 할 수록 역효과를 낳을 거란 것만은 확실하죠.

    그래서 다짐하고 시작한 겁니다. 6개월이란 시간이 제 입장에서는 짧지만, 비개발자가 개발자가 되기 위한 시간으론 턱없이 짧은게 현실이니까요.
    난 어느 교육기관을 가든지 상관없다. 다만 진짜 열심히 달릴 테니까, 방향만 잘 잡아줄 수 있는 곳이면 된다.
    이 마인드가 정말로 필요합니다.
    혹시 부트캠프 알아보시던 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그렇다고 해서 이 마인드로 본인을 세뇌하지 마시구요. 본인이 이 생각에 진심으로 공감이 되시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신 뒤에 그래도 맞다고 하면, 어떤 부트캠프에서든 빠르게 시작해보시길 추천합니다.

    뜻밖의 수확, 블로깅



    미리 프로그래밍을 찍어먹어보고 부트캠프에 진입했기 때문에, if문도 본 적 없이 진입하신 동기분들께 비하자면 비교적 덜 긴장하면서 시작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건 크나큰 오해였죠. ㅋㅋ 거만했던 지원자도 일주일 쯤 지나고 나니 즉시 기강이 잡히고 맙니다. ㅋㅋ

    따라가기 벅찬 속도로 진행되는 커리큘럼도 힘들었지만 파이팅 넘치는 동기들과 함께 하다보니 그건 괜찮았습니다. 진짜 복병은 따로 있었으니... 생각지도 않았던 블로깅이 제일 큰 장벽이었습니다. 말도 잘 못하는데 글을 쓰기란 정말 어색한 일이었거든요. 첫 포스팅은 지금 보면 별 내용도 없는데, 저녁 학습 끝마치고 새벽까지 5~6 시간씩 걸려서 올리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체력에도 무리가 갔구요.

    코드스테이츠의 크루분들이나 동기분들께서는 일단 커리를 따라가고 여유 생길 때마다 블로깅을 하면 좋을 거란 이야길 많이 해주셨어요(많은 조언들이 정말 힘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저의 의지력을 굳이 시험해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여유 생기면 == 응 절대로 안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블로깅을 놓지 않고 싶었어요.

    어디 보여줄 목적은 애초에 없었고(제가 면접관이면 여기에 그렇게 큰 가산점을 줄 것 같진 않습니다), 다만 그냥... 스스로 다짐한 것들을 절대 놓고 싶지 않았어요. 저에게는 이 부트캠프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기회였기 때문에, 학습 난이도가 고되지고 스퍼트가 떨어졌을 때 힘들다고 포기할 여지를 조금도 주고 싶지 않았거든요. 블로그를 하면 그럴때 내가 쓴 글들을 돌아보면서 '어쨌든 여기까지 한 걸음 한 걸음 잘 왔다'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계속 하다보니까 지나고 나서 보면 한 주의 컨디션을 체크해볼 수 있는 장점도 있었고요. 또 학습 이해도를 좀 더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되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무얼 모르고 있는지 좀 더 잘 알 수 있게 되어요.

    이 이미지는 제가 vscode에 설치해둔 wakatime이란 plugin에서 보내준 정보인데요. 매주마다 이렇게 보내줍니다. 저는 vscode로는 블로깅만 하기 때문에 블로그에 시간을 얼마나 썼는지 알 수 있어요. 15시간 정도를 블로깅에 쓴 것이죠.
    시간을 엄청 많이 들였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지난주에 18개의 포스팅을 했습니다. 에디터를 열어놓고 밥을 먹으러 다녀오거나, 균일하게 시간이 쓰인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한 포스팅에 대략 한 시간도 들지 않은 것이죠. 3~4개 쓰면서 20시간 가까이 썼던 처음에 비하자면 굉장히 큰 발전이 있었어요. 물론 지금도 계속 줄여나가고 있구요.
    담아야 할 내용을 줄이는 대신, 포스팅 과정에 드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많이 노력을 했습니다. 여러 포맷으로 작성해보기도 했고(처음 포스팅들에 비해 지금 포스팅들은 구조가 명확하죠), 계속 쓰다보니 머뭇거리는 시간이 많이 줄기도 했습니다. 일정 시간 넘어가면 아예 에디터를 닫아버리는 식으로도 연습해보았고요.
    어쨌든 지금부터라도 계속해서 블로깅을 계속 해나가시길 저는 추천합니다. 사람마다 잘 맞는 방법이 다르니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게 중요해요.

    느꼈던 감정들, 마인드셋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고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사실 벌써부터도 불안감이 좀 큰 편인 것 같아요. 원래 제 성격이 그렇기도 하고, 잘 하고 싶은게 사람 마음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부트캠프를 지원하고자 하시는 분께서 꼭 체크해보셨으면 좋겠는 점이 있어요. 당신의 6개월을 허비하지 않으려면 혹은 부트캠프에 들어와서도 마땅히 얻어야 할 것을 얻지 못하고 돌아가시지 않으려면 꼭 점검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마인드셋이에요.

    부트캠프에는 다양한 사람이 모여요. 원래 개발을 하다가 오신 분들도 계시고, 개발을 아예 모르고 이제 막 관심이 생겨서 경험해보고 싶은데 부트캠프로 처음 찾아오신 분도 계십니다(죽었다 생각하고 열심히 힘내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문제가 되는 경우는, 개발자로 취업은 하고 싶은데 아무것도 안해보다가 '저기 가면 6개월간 개발자로 풀착장 시켜주겠지' 생각하고 그냥 오는 분들이에요.
    시간 낭비하시면 안되니까 좀 매운 맛으로 이야기 할게요. 그렇게 할 거면 6개월 버리지 말고 발도 들이지 마세요.

    난 여기서 어떻게든 악착같이 살아남아 목표를 이루겠다는 마음이 필요해요. 또, 무엇이 되었든, 얻을 수 있는 이점만 최대한 얻겠다는 마음도요.
    "저기만 가면 개발자로 만들어준대"라는 말은 어디서 듣고 오시는건지 아니면 그렇게 바라고 찾아오시는 건지 몰라도 그런 건 없어요. 설령 그런 말을 어디서 들었다고 해도, 당연히 의심 되지 않으신가요? 컴공과 학생들이 바보라서 비싼 학비내고 시간 들여서 학위 따겠어요? 그걸 6개월만에 완벽히 익혀보겠다는 마음가짐 자체가 썩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애초에 꿈도 꾸지 말라는 말은 아니에요. 저도 꿈만 갖고 있는 비전공자고, 고졸이고, 나이도 많고, 이렇다할 경험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꿈을 이루고 싶으면, 구체적으로 꾸라는거죠. 부트캠프라는 기회가 찾아왔는데, 상황까지 나에게 유리하게 바뀌길 바라는 건 그야말로 꿈이잖아요. 상황은 내가 적응해야죠.
    물론 정말 주의가 필요한 경우가 있긴 해요. 난 주입식 교육에 절여져서 스스로 1부터 10까지 배워야한다고 하면 공황상태에 빠진다하는 분은 부트캠프가 잘 맞지 않으실 거에요. 필패라고 장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어쩌겠어요. 필요한 사람이 우물 파는거죠.

    그럼 정말 괜찮은 상황 아닌가요?
    '여기 파봐'하고 방향을 알려주는 가이드가 있고, 얼타고 있으면 도와주는 매니징이 있고, 지쳐서 나뒹굴면 동기부여해주는 파이팅 넘치는 동기들과 멘탈케어가 있고요.
    이 정도면 전 죽어라고 열심히 해볼만 하다고 생각해요. 충분히.

    특히 코드스테이츠의 매니저님께서는 매우매우 친절하셔서 순간순간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코멘트를 남기고 싶은데 역시 실명은 안될 것 같아서...). 한 줄이라도 따로 꼭 남기고 싶었어요.

    아쉬운 점


    물론 아쉬운 점은 있어요.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교육이다보니 더 두드러지는 면이긴 한데, 언어에 대한 기본 교재 정도는 하나씩 주어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자기주도학습'의 모든 장점에 극공감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아주 시작단계에 있는 경우라면 좀 힘들 것 같긴 해요.
    왜냐면 정보를 찾아보더라도, 찾아볼 수는 있지만, 이게 옳은 정보인지 아닌지 판단하는건 처음에는 꽤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러다보면 결국은 책이 필요하고 사비로 책을 마련하게 됩니다.

    꼭 책을 학원에서 줘야만 한다는 건 아니지만, 책을 한 권도 안 주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까요? 초반에 비대면으로 혹은 비대면에 준하게 1:1 케어를 해줄 게 아니라면, 아무리 '자기주도학습'이라도 기본서정도는 신경을 써주는 것도 좋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하나만 더 이야기하자면... 첫번째 아쉬운 점이랑 약간 일맥상통하는 것 같은데요.


    그리고 'BootCamp'가 '신병교육대'인 건 맞지만, 우리 부트캠프는 이름이 부트캠프인거지 진짜 군대는 아니잖아요. 모티브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말이에요.
    선발과정이 아니라 교육과정이라면, 좀 더 뉴비에게 알맞은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적응기간이라고 해서 단순히 병아리약장 달고 생활관에 가만 앉아있는 그런거 말고요. 프로그래밍의 기본적인 개념(변수와 제어문 같은)에 심장마비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는 정도의 적응 코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만 보완된다면 이후 기수들은 더욱 생존률도 만족도도 높지 않을까 싶어요.

    그 외 나머지 자체적인 질문 답변 및 급마무리


    • 블로깅 꼭 해야하나요? : 하세요
    • 깃헙 있어야 하나요? : 할줄 몰라도 되니까 만들어놓으세요
    • 많이 힘든가요? : 글쎄요. 사바사.
    • 개발자 안 해보고는 도저히 못 살겠다 : 부트캠프 꼭 오세요. 아니 어디든 가세요. 열정과 호기심만 있다면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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