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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고에 대한 회고: 회고는 왜 써야 할까(어쩌면 안 써도 될 지도)
    회고 2022. 6. 22. 16:00

    *주의1: 한번 생각해볼만 하지만 꽤나 시니컬한 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안 그래도 피곤한데 굳이 회고까지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보기 귀찮다면 그냥 읽지 말자.

    *주의2: 오랜만에 존댓말 없이 포스트를 해보려고 한다. 이건 나와 같은 처지의 엔트리 동기분들을 위한 정보글이 아니라, 그냥 내 생각을 늘어놓는 글이니까.

     

    마지막 회고글

    한달 차 회고였나?를 이후로 회고글을 작성하지 않고 있다.

    필요한 말은 앞에서 다 한 것 같기도 하고... 단순히 일정 기간이 지났다고 회고를 작성한다는 게 별로였다. 시간이 시간 자체만으로 무슨 의미가 있다고(마치 경력을 곧 능력처럼 여기는 사고와 비슷하다 여긴 것 같다).

     

    오늘도 부트캠프 커리큘럼에서 회고 작성 시간을 줬지만, 난 회고할 말이 많지 않아서 이 글을 쓰고 있다.

    그래도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굳---이 그간의 생활에 대해 한 줄이라도 남기자면 이렇다.

    제가 평소 하고 있는 일들, 공부하는 것들, 느끼고 배운 것들은 전부 각각의 포스팅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딱히 회고할 만한 대형 사건은 없이 무탈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글조차 관심을 가지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개발 업계의 회고 문화

    나는 개발 문화가 좋다. 서로를 자원봉사자처럼 대해준다. 그리고 일하는 사람도 자원봉사자처럼 임한다. 책임감이 아니라 나름의 이유와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그냥 태어났으니 살아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이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이는 편이다. 그래서, 개발 업계의 문화가 좋다.

     

    개발 문화에서 회고도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대개 경험이란 몹시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영역에 있다. 하지만 개발 문화 안에서는 그러한 경험 조차도 자기객관화와 이타심의 옷을 입고, 회고란 형태로 드러난다.

     

    더 나은 것을 만들고자 하는 목표 의식은, 단순히 특정 서비스를 계속해서 개선해나가고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것만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마치 *agile이 특정한 하나의 방법론이 아니라 철학인 것처럼, 목표 '의식'은 말 그대로 의식이라, 어떤 형태로든 드러날 수가 있다.

     

    좋은 정신이 여러가지 형태로 실생활에 드러나고, 실제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 참 따뜻하고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반대로 말해, 그냥 동일한 형식만 취하고 안에는 그러한 정신이 없다면. 단순히 *Agile에 불과하다.

     

    *참고글: 김창준 님의 이글루스 Agile과 agile

     

    읽고 싶은 회고 : 특정 경험을 겪은 소감, 느낀 바

    회고를 쓸 때는 내가 겪은 시행착오에 대하여 되짚어보고, 다른 사람이 굳이 재차 같은 일을 겪지 않도록 하려는 고운 마음이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블로그에 올라오는 회고글을 싫어하는 부류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내가 팔로우 하는 시니어 분들의 글이 아니면, 회고 글을 읽진 않는다(함께 공부하는 분들의 TIL은 읽는다).

     

    나머지는 왜 읽지 않냐면, 솔직히 별 일도 없었는데 그냥 몇 주 지났으니 "ㅇㅇ부트캠프 n주차회고, 아 힘들었다. 많이 게을렀다. 하지만 열심히 해야지"라는 원패턴의 글이라서... 굳이 시간내서 열어보기엔 조금 피로한 것이다. 아무런 경험도 시행착오 과정도 없는 그런 글에 굳이 회고라는 이름을 붙여야 했을까?

     

    특히 벨로그 같은 곳에서도 그런 글을 보면, '그 동안 밥 먹고 잠 자고 잘 싸고 살았겠지 뭐.' 라는 마음이다. 거의 "님들 복붙 중이세요?"라고 물어보고 싶은 정도다. 글 안에 정작 뭘 했는지가 없다. 회고에서 가장 중요한게... '뭘 했는지'라고...!

     

    물론 본인들은 미루고 미뤄왔던 이야기를 하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오랜만에 회고하라고 하고, 그러라고 시간까지 주니까 회고글을 올리는 것임을 안다. 나도 부트캠프에 참여 중이고, 몇 번의 동일한 경험이 있으니까.

    하지만 그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정말 드라마틱하게 개선될 게 아니라면, 본인의 게으름을 굳이 글로 남겨둬서 좋을 게 없습니다...

     

    잘 쓸 필요는 없다

    오해가 없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이 글이 회고글을 잘 써야한다고 곡해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 정도 퀄리티 있는 글이 아니라면, 이 정도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는 글이 아니라면 그딴 회고는 쓰레기통에 집어넣으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글을 정말 잘 써야만 가능하다면, 나 같은 사람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이다.

    중요한 건, 의무감이나 경험의 특별함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회고의 정신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정말 내가 무엇을 하면서/생각하면서 지냈는지, 뭘 배웠는지, 어떤 것을 개선할지. 그런 것들이 전해질 수 있도록 말이다.

     

    이만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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