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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달 간의 페어 프로그래밍 회고 (w/코드스테이츠)
    회고 2022. 5. 23. 00:24

    한 달 간의 페어 프로그래밍을 회고하면서

    백엔드 부트캠프 한 달 차 회고에 작성할 꼭지들을 정리하다 보니까 페어에 대해 할애할 분량은 없을 것 같아서 여기에 따로 한 페이지 정도 분량으로 남겨보려고 한다.


    가장 많이 느낀 건 내가 말 실수를 생각보다 많이 한다는 사실이다. 입만 열면 폭탄인 수준은 아니지만, 스스로의 발언에 0.5초 뒤에 당황한 순간들이 몇 번 있었다.

    그래서 나중에는 아예 조심스럽게, 무조건 페어의 의견을 먼저 묻고 그 의견을 우선시하는 쪽으로 갔는데 그것도 마냥 답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업에서도 페어 프로그래밍을 한다던데 어떻게 하는 걸지 참 궁금하다.


    일단 장점부터 말해보면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같은 동기 맞나?' 싶을 정도로 정말 본받고 싶은 분도 계셨고, 잘하시는 분도 계셨고, 집중력이 대단한 적극적인 분도 계셨고, 유쾌한 분도, 조심스러운 분도 계셨다. 개중에는 물론 불쾌한 분도 계셨다.

    하지만 '정제된' 경험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이라는 측면에서는 장점이 아니었나 싶다.

    그렇게 많은 분들을 보면서 그들의 장단점을 최대한 발견하고 알아가려고 노력했다. 알아야 배워나갈 수 있으니까.

     

    그리고 내가 전혀 모르던,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의 코드가 나온다는게 신기했다. 프로그래밍을 더 잘하고 못하고, 오래 배웠고 짧게 배웠고의 문제가 아니라, 아예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사람이 분명히 있는 것 같다.

    나는 한 로직을 구성하기 위해 꽤나 이런저런 방법을 모색하며 코딩하는 편이라고 스스로 생각해왔지만, '역시 우물 안 개구리의 자뻑이었구나' 하는 것을 깨닫는 귀중한 기회였다. (원래도 알고 있었지만, 훨씬 코딩 잘하는 사람 많다. 아니 나보다 코딩 못하는 사람이 드물다. 겸손, 또 겸손하자.)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페어에 꽤나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썩 그렇게 공부가 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물론 경험도 꼭 필요한 좋은 공부 중 하나지만, 여긴 사회가 아니고 교육기관인데 이렇게까지 페어에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많은 이유로 페어가 권장된다는 설명은 들었지만 솔직히 썩 설득적이진 않았어서 말이다. 페어 실습이란 명목으로 시간을 할애해두지 않아도, 본인이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 붙잡고 함께 코딩할 시간을 만들 수 있다. 학습은 학습이고, 경험은 경험이다.

    만약 정말 협업과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이었다면 차라리 더 빠르게 진도를 빼고, 프로젝트를 몇개 더 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이디어도 떠올랐다. 이건 결과물도 남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아무리 세상만사에 다 배울 점이 있다지만, 대놓고 불쾌한 경험은 그냥 불쾌한 경험에 불과했다. 그럴 땐 그냥 가까스로 마음을 다잡고, '저렇게 하지는 말아야지' 하는 반면교사로 삼을 뿐이다.

    좋은 분들이 훨씬 많지만, 아닌 경우에는 좀... 아, 기분이 나쁜건 잠깐이고... 뭐랄까... 안타깝다.


    내가 페어를 경험함으로써 배워야 할, 이뤄야 할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가 되어라"인 것 같다.

    득실이 명확치 않은데도 참 긴장되는 시간. 그러면서도 또 나름의 재미가 있는 것 같은... 페어 프로그래밍이란 복잡미묘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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