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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이야기 2 - 첫 프로젝트에 대한 감상, 도움말회고 2022. 10. 26. 15:47
코드스테이츠 SEB 1기 대망의 첫 프로젝트는!
팀원들과 만나자 마자 2주만에 스택오버플로우를 클론코딩 해야 하는 것이었다. 아니 2주요? 난 배포도 제대로 모르는데?! 2주만에 완성을 하라고?!?! 서로 인사할 시간도 없겠다!?!?!?!?!....
들어가기 앞서... 잡담에 가까운 포스팅이 될 것 같아서 최소한 잘한점/아쉬운점은 정리해두고 시작하려고 한다..
잘한점 :
- 매일 스크럼 (우리는 그냥 '아침 회의'라고 불렀는데 어제 유튜브에서 컨퍼런스 영상 보다가 단어를 배웠다. 가능한 캠도 켰다)
- 매너 잘 갖추기 (당연한건데 중요한듯.)
- 업무 규칙 처음에 잘 갖춰놓은 것 (되는대로 진행했다간 소스코드 머지할때 파국이다)
- 포트폴리오에 끼워넣겠다고 오만 기술 다 끌고 오지 않았음(다들 현실적인 시각을 가진 팀원들이라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아쉬운점 :
- 업무 분량 측정/분배가 잘못 됨
- 작업이 막히는 인원에 대한 이슈 공유가 제대로 안됨, 서로를 '그냥 믿고', 뭘 하고 있는지는 잘 모름
- 서터레스. 의외로 스트레스 관리가 정말 힘들었다.
이상한점 :
- 나는 그냥 깃 관리를 잘해보고 싶다고 말했을 뿐인데 정신 차려보니 팀장 되어있었음
이야기가 너무 삼천포로 빠지면 글을 쓰는 나도 재미없기 때문에 위에 정리한 내용들 위주로 써보려고 한다. 부트캠프나 국비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는 분이 이 글을 만나게 된다면 최대한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남겨보려고 하겠지만, 기술적인 이야기는 별로 없을 예정이기 때문에(취준생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에 무슨 엄청난 것이 있겠습니까.. 당연히 열심히는 했습니다만은...) 관심이 없다면 빠르게 뒤로 가기를 누르면 된다(기술적인 내용들은 노트에 계속해서 정리를 하고 있다).
그럼 이제 결론부터 말하고 본론을 시작하겠다. 생각처럼 되지는 않을 거다. 진짜로.
우리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은 건 무임승차자 없이, 효율적으로, 각자 열심히 일했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분명 운이 크게 작용한 부분도 있다. 가장 큰 부분은 팀원운이다.
단순히 열심히 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우리는 핏이 꽤나 잘 맞았다. '목표'를 바라보는 관점이 현실적이면서도 다들 시니컬하지 않고 온화했다. 내가 첫 회의에서 "일단은 완성하는 게 목표입니다"라고 했을 때 반발하는 사람이 없어서 의외였는데, 나만 해도 여러가지를 배우고 익히다 보면 이것 저것 도입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유일한 포트폴리오일 수도 있기 때문에(생각해보니 내 얘긴가) 개인이 진행하는 토이프로젝트 보다는 약~간 더 책임감을 가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되도 않는 기술을 끼워맞추는 것도 현실과 동떨어지는 일이고.
그럼에도 실패해도 괜찮았다. 여기서 실패란 주어진 기간 안에 프로젝트를 끝마치지 못하는 경우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솔직히 좀 빡빡했다. 처음 만나자마자 2주만에 결과물을 내놓으라니?! 물론 우리는 기간이 지나든 말든 오픈할 때까지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기간 내에 완성하지 못했다'는 것이 엄청 큰 이슈가 되진 않았다. 다만 초반에는 나도 우리 팀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조금 산으로 가더라도 조급해 하지 않기로 했다. 겪어 보니 좋은 사람들이었으면, 조금 차질이 있더라도 결국 완성할 수 있을 거고, 더 많은 일을 해볼 수도 있으니까. 만약에 파국의 멤버들이었다면 덜 스트레스 받은 채로 마무리 할 수 있었을 거고.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프리프로젝트의 구현을 딱히 열심히 하진 않았다. 가장 노력한 부분은 미스 커뮤니케이션 줄이기, 답답한 부분 담아두고 스킵하지 않기, '아니 솔직히 말해서...'로 시작하는 말 하지 않기, 그런 것들에 무진 애를 쓴 것 같다.
근데 솔직히 말해서(ㅋㅋ) 업무량 측정/분배는 매우 잘못했다. 이것은 팀장인 나의 실책이다. 스택오버플로우, 간단하지 뭐! 라고 생각했지만 자잘한 기능이 매우... 매우.. 많았다. 다신 스택오버플로우를 우습게 보지 않겠습니다... 기능을 쳐내고 쳐낸 다음에야 메인 기능만 겨우 끝낼 수 있었다.. 이것은 메인 프로젝트에서 역할 분배에 좀 더 신경을 기울이게 된 이유가 되었다.
하지만 메인 팀 프로젝트에 들어가기 앞서 좋은 경험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는 점이지만, 무작정 열심히 다 같이 바로 뛰어든다고 일이 잘 진행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일이 엉키고, 은근히 감정만 상할 수도 있다. 서로 합을 맞춰보는 기간은 꼭 필요하다. 기간을 얼마로 정할지는 팀마다 사람마다 다를 것 같다. 다만 그 기간을 효율적으로 단축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그 기간 동안 확실히 벽을 허무는 건 중요하다.
서로가 편해지고, 서로를 어느 정도는 파악해야 한다. 서로를 믿는다는 건 일견 흐뭇하기만 한 이야기지만, 그건 올바른 신뢰의 방식이 도입되었을 때의 이야기다. 서로가 얼만큼 할 수 있는지를 알지 못하면서 덮어놓고 다짜고짜 믿어주는 건 오히려 독이 된다. 믿어주는 쪽에서는 뒤통수(?)를 맞을 확률이 너무 크고, 믿겨지는 쪽(???)에서는 믿어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실망하는 제스쳐를 표하니 억울하다. 당장 제대로 진행도 안돼서 속이 타 죽겠는데 말이지.
특히나 첫 프로젝트다 보니 다들 심적부담이 엄청나다. 그런 상태(안 그래도 열심히, 잘 하고 싶은 상태)에서 "열심히 하자!!", "최고로 잘해내자!!!!" 라고 하는 건 너무 과하다. 못하고 싶은 사람이 있겠냐고. 정말 어른들 말씀이 다 맞다. 과유불급이다.
그래서, 위에도 적었지만, 프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생각지도 못하게 팀원의 스트레스 관리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멋지게 쭉쭉 진행하는 나...는 커녕 생각만큼도 잘 진행하지 못할 때의 괴리감은 누구에게나 있으니까. 근데 개인적으로는 그게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어서 신경을 안 썼던 부분인데('그냥 물고 늘어지다 보면 해결되는 거지, 누구나 처음은 다 이모냥이지'와 같이 스스로를 설득하는 편이다) 프리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서야 팀원들의 안색이 좋지 못함을 깨달은 것이다. 🥲... 눈치없는 녀석...
나름 신경을 쓴다고 쓴 것이었지만(기술 욕심 줄이기) 메인 프로젝트에서는 더욱 욕심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했다.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건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메인 얘기는 다음에 하고..
아, 설령 다른 사람이 맡아서 고생하고 있는 일이 자신에겐 슥삭 해결해버릴 수 있는 일이라고 해도, 그걸 개인의 판단으로 가로채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다. 일을 해결해주고 은근한 원한과 질투심을 사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무방하다. 해결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지만 그걸 진담으로 듣고 또 그러면 당신은 높은 확률로 욕을 먹고 장수의 꿈을 이룰 수 있다.
결국 꾸준히 하면 뭐든 끝난다. 그런데 꾸준히 할 수 있냐 없냐는 개인의 역량이나 열심 보다도 그렇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냐 아니냐가 훨씬 중요하다. 특출나게 뛰어난 열정과 역량은 환경도 이겨내기 마련이지만, 모두가 특출나기를 기대한다면 그건 앞뒤가 안 맞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서로에게 머기업 월급을 주거나 복지 혜택을 주면서 업무를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더군다나 멘탈이 쉽게 흔들릴 수 있는 취준생들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서로가 편안한 심적인 환경이 되어주어야만 한다. 그래야 컨디션을 제대로 뽑아낼 수 있다. 그것이 꾸준히 해나갈 수 있는 유일한 환경이고 복지다.
취준 포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팀의 팀장님이 계시다면, 이런 것을 유념하셔서 무사히 진행하시기를 바란다.
물론 이 모든 것을 잘하려고 하면 그땐 이제 팀장의 멘탈이 남아나지 않지만, 나는 이제 끝났기 때문에 괜찮은 것이다키킼☺️
팀장 화이팅. 팀원 화이팅. 취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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